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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도耕織圖는 농사짓는 일인 ‘경耕’과 누에를 치고 비단을 짜는 ‘직織’의 장면을 주제로 한 그림이다.
농사와 직조는 백성의 생활을 이루는 근본적인 생산 활동으로 여겨졌으며, 경직도는 농사를 짓는 농부와 누에를 치는 여인들의 노고를 잊지 말고 스스로 근검절약하고 바른 정치를 하도록 하는 감계적鑑戒的인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조선 후기에는 경직도의 전통적인 주제에 산수와 농가의 풍경, 세시풍속과 일상생활의 모습이 더해지면서 점차 풍속화적인 면모를 띤 그림으로 변화하였다.
출품작은 산촌을 배경으로 농사를 짓고 옷감을 만드는 여러 모습을 그린 6폭의 경직도이다. 산과 언덕, 물길 사이로 초가와 기와집을 배치하고, 논밭과 마당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농가의 다양한 생산 활동을 세밀하게 담았다. 벼를 베고 볏단을 옮기거나 수확한 곡식을 털고 정선精選하는 모습이 보이며, 한편으로는 섬유의 원료를 손질하고 실을 정리하거나 날실을 길게 늘여 베틀에 걸 준비를 하는 장면, 베틀에 앉아 천을 짜는 모습 등이 이어진다. 여기에 볏단으로 초가지붕을 손질하는 사람들, 짐을 나르는 농부, 집 안팎에서 작업하는 여성들, 뛰어노는 아이들까지 곳곳에 배치하여 농촌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실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베틀에서 천을 짜는 모습에 이르기까지 직조와 관련된 여러 과정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배경의 산수는 청록과 담채를 중심으로 처리하고, 인물과 건물, 농기구 등은 가는 필선으로 세밀하게 묘사하였다. 높은 산과 굽이진 언덕, 물길을 따라 농가와 인물을 층층이 배치하여 좁고 긴 화면 안에서도 깊이 있는 공간감을 이루었다. 경직도의 전통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농촌의 다양한 생산 활동과 일상생활을 함께 담아낸 작품으로, 농가의 생활 풍속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