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4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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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88

문자도 8폭병풍 文字圖八幅屛風 -
종이에 먹·담채
114.7x36.8cm
병풍/추정 KRW 23,000,000-50,000,000

문자도는 유교의 기본 덕목인 효孝·제悌·충忠·신信·예禮·의義·염廉·치恥 여덟 글자를 회화적으로 풀어낸 그림이다. 각 글자마다 그 뜻과 관련된 고사나 상징물을 함께 그려 넣었으며, 주로 8폭 병풍으로 제작되어 생활공간을 장식하는 동시에 유교적 덕목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였다. 조선 후기에는 문자의 획 안에 고사와 상징물을 넣거나, 새와 꽃·나무·물고기 등의 형상을 자획과 결합하는 등 문자와 그림을 한 화면 안에서 다양하게 구성하였다.

출품작은 여덟 글자를 각각 한 폭의 화면 가득 크게 배치하고 굵은 먹의 자획 안에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나무, 연꽃과 포도를 비롯하여 잉어와 다람쥐, 여러 종류의 새, 용과 누각 등을 그려 넣었다. 개별 소재들은 자획의 굴곡과 방향에 맞추어 서로 이어지며 하나의 문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특히 각 글자가 세로로 긴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구성되어, 여덟 폭을 펼쳤을 때 굵은 문자의 형태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전체적으로 먹을 중심으로 하고 부분적으로 제한된 담채를 더하여 표현하였다. 짙은 먹으로 표현한 자획과 밝게 남긴 내부 형상이 뚜렷한 명도 차이를 이루어 문자의 윤곽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자획 내부의 여러 소재는 바탕색에 가깝게 비워 두거나 옅은 채색을 더해 표현함으로써, 문자 전체의 형태와 그 안에 담긴 세부 형상이 함께 드러나도록 하였다.
자획 안쪽에는 여러 도상을 촘촘하게 구성하였는데 나무와 꽃, 새와 물고기, 건물 등의 형상에 가는 필선으로 소나무의 줄기와 솔잎, 대나무의 마디와 잎, 포도의 넝쿨과 잎맥, 새의 깃털과 잉어·용의 비늘 등을 세밀하게 묘사하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커다란 글자의 형태가 먼저 드러나고, 가까이에서는 자획을 따라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여러 형상과 세부적인 필선을 살펴볼 수 있다.

출품작은 문자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 다양한 형상을 세밀하게 구성하여 문자도의 문자성과 회화적 요소가 긴밀하게 결합된 모습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