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4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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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62

정재 鼎齋 최우석 崔禹錫 1899-1964
해상군선도 海上群仙圖
1945년(을유)
비단에 수묵담채
119.5x61.5cm
액자/추정 KRW 1,500,000-6,000,000

출품작은 여러 신선이 파도 위를 건너는 모습을 그린 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이다.

해상군선도는 신선의 무리를 그린 군선도 가운데 바다를 건너는 장면을 중심으로 구성한 유형으로 신선들이 서왕모西王母의 반도회蟠桃會에 참석하기 위해 약수弱水를 건너는 이야기와 관련되며, 팔선八仙이 저마다의 신통력을 발휘해 바다를 건넌다는 ‘팔선과해八仙過海’의 고사와도 연결된다. 실제 작품에는 팔선뿐 아니라 동방삭東方朔·수성노인壽星老人을 비롯한 여러 신선이 함께 등장하며, 인물의 수와 구성 역시 다양하게 나타난다.

화면에는 일곱 명의 신선이 거센 파도 위에 한데 모여 물을 건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왼쪽 상단에는 서왕모의 반도蟠桃를 훔쳐 먹었다는 고사로 알려진 동방삭이 커다란 복숭아를 들고 있으며, 그 아래에는 호리병을 허리에 차고 쇠지팡이를 짚은 이철괴李鐵拐가 자리한다. 오른쪽에는 꽃과 영지로 보이는 식물을 담은 바구니를 멘 남채화藍采和와 긴 관악기를 든 한상자韓湘子가 배치되어 있다. 남채화와 한상자는 각각 꽃바구니와 피리를 대표적인 지물로 하는 팔선의 일원이다.
이와 함께 화면 상단에는 백색 항아리를 받쳐 든 신선이, 중앙에는 검은 얼굴에 풀잎을 엮은 옷을 입은 인물이 자리한다. 중앙 하단의 붉은 옷을 입은 인물은 연잎 위의 거북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있다. 이들 세 인물은 지물과 복식, 생김새만으로 특정 신선으로 단정하기 어렵지만, 항아리와 거북 등 장수와 길상을 상징하는 소재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화면의 길상적 의미를 더하는 인물로 볼 수 있다.

최우석은 고사와 신선 설화를 소재로 한 인물화를 다수 남겼으며, 특히 고사인물화에 능해 다양한 인물의 특징과 이야기를 화면에 능숙하게 풀어냈다.
출품작은 큰 화면에 일곱 신선을 밀집해 배치하고, 각기 다른 표정과 복식, 지물을 세밀하게 구분하여 인물의 개성을 드러냈다. 옷주름과 외곽은 짙고 힘 있는 선으로 구획하고, 청록과 주홍을 중심으로 채색하여 복식과 지물을 도드라지게 묘사했다. 얼굴과 수염, 손 등의 세부는 가는 필선으로 정교하게 묘사하였으며, 화면 하단을 가득 채운 굽이치는 파도와 인물들의 긴밀한 배치는 바다를 건너는 장면의 움직임을 강조하고 화면에 생동감을 더해준다.